오늘은 제가 최근에 겪었던 파리바게뜨 주말 오픈 알바에 대해서 후기를 남겨보겠습니다. 사실 포스팅하기 민망할 정도로 3일 만에 잘렸지만 느낀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도움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알바를 돈때문에 한 게 전혀 아니고, 사회경험을 조금이라도 쌓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알바든 되도록 쉽게 구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죠. 첫 알바는 뭐든지 상관없었거든요.
그때쯤 저는 파리바게뜨 알바 공지를 저희 어머님이 이용하시는 지역 카페를 통해서 접했었습니다. 해당 카페에 그 공지가 계~~~~속 올라왔다길래, "와 진짜 급한가 보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아무리 내가 첫 알바여도 뽑힐 가능성이 있겠다 싶어서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왠 중년의 아저씨가 전화를 받으시더라고요. (사장님이 중년의 남성이었거든요.)
그러더니, 얼마나 오래 일할건지, 군대는 다녀왔는지, 몇 살인지, 대학교 몇 학년인지, 바로 올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바로 해당 점포로 바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오라고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그래도 그냥 참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까라면 까야죠...
지원을 하자마자 바로 면접을 보러 갔기에 뭐 딱히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갔습니다. 약 30분 만에 도착했던 것 같았습니다. 들어가니 알바 1분이랑 사장님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알바 면접 보러 왔다고 하니까 뭐 대충 여차 저차 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그렇게 막 어려운 질문 같은 건 당연히 없었고 기본적인 인적사항 등을 물어보셨습니다.
이름, 나이, 거주지역, 원하는 근무 타임, 출퇴근, 전화번호 등을 물어보셨었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알바가 급하셨는지 바로 채용은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당연히 될 줄 알았어요.)
이제 일을 배우러 오시라고 했는데, 평일에 2번 정도 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오픈 알바였기 때문에 오전 7시 전까지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사장님이 말하시길 마감이 더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오픈 알바라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이때는... 그렇게 생각했지....)
<일 배우는 첫날>
면접을 본 이틀 후에 처음으로 일을 배우러 갔습니다. 겁나 떨리긴 하더라고요... 진짜 가기 싫었습니다. 한 15분 전쯤 도착했었습니다. 그러니 주방에는 조리장님이 계셨고, 좀 이따 매장 관리하시는 누님이 오셨습니다.
이제 저는 그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죠. 우선 저는 복장부터 입었습니다. 파리바게뜨 알바 복장이 그리 이쁘지는 않더라고요. 살짝 죄수복 같았습니다. 이게 또 앞치마를 메야하는데, 그동안 제가 메본 앞치마랑 다른 거라 조금 애먹었습니다 ㅋㅋ
우선 그분 따라서 매장 불 키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무슨 상자 같은 데에 빵이나 케이크들이 쌓여서 왔는데, 그걸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오래된 걸 최대한 앞쪽으로 해서 정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또 팻말을 빵에 맞게 세워 놓아야 하는데, 빵이나 케이크 이름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하니까 그리 쉽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저는 본격적인 오픈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빵 포장'이었죠. 저는 빵 포장이 진~~~~~~짜 너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남자가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포장지에 빵을 조심스럽게 잘 넣어야 하는데, 남자는 확실히 손이 더 커서 그런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또 포장지도 이쁘게 접어야 하는데, 이게 되게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하더라고요... 와 진짜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포장이 더 어려웠던 이유는 빵마다 포장하는 방식이 다 달랐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거는 A포장지에 넣고, 어떤 거는 B포장지에 넣고, 어떤 거는 B포장지에 넣지만 C방식으로 접어야 하는 것이죠.
진짜 솔직히 뇌 정지가 장난 아니게 왔습니다. 포장방법도 어려워서 버벅대는데, 빵마다 어떤 포장지인지도 알아야 했죠... 뿐만 아니라, 포장한 빵을 진열해야 하는데 그 위치 외우는 것도 어려웠어요.
왜냐면 딱 자리가 정해진 게 아니라 융통성 있게 자리가 바뀌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팻말을 제대로 해놓으면 되는데, 빵 이름을 하나도 모르는데 그러니까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렇게 어찌어찌해서 알바 시간이 다 끝났습니다. 결국 첫날에 배운 건 포장하는 법이랑 뭐 아침에 대충 매장 세팅하는 법이었죠...ㄷㄷ 솔직히 제가 일머리가 없었는지, 머리가 들어온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ㅠㅠ
근데 끝나고 사장님이 "OO아 이제 앞으로 이거 다 혼자 해야 하니까 잘 배워라"이러는 거예요...ㄷㄷ 솔직히 첫날에 너무 많은 걸 집어넣으려다 뇌 정지가 와서 머리에 남은 게 1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앞으로 혼자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멘탈이 나가더군요... 그래서 빵 사진이라도 찍어가서 외우려고 했습니다.
<일 배우는 둘째 날>
둘째 날은 이제 출근하고 선배가 알려줬던 대로 매장 오픈 전 세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온 물품들을 정리했죠. 이제 힘든 건 '포장'...!!!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억나는 대로 선배 따라서 같이 포장을 했습니다. 양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 혼자 하냐.."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죠.
근데 이제 또 사장님이 오셔서 선배 보고 "이제 저 친구 주말에 혼자 해야 하니까 일 좀 다 가르쳐라"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캐셔 업무랑 음료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캐셔 업무는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건 맞았습니다. 이게 파리바게뜨가 되게 아쉬운 시스템인 게 매장에서 당일에 빵을 만들어서 포장하다 보니까 매장에서 직접 만든 빵들은 바코드가 없습니다.
그래서 계산할 때, 그 빵들 이름을 다 외우고 직접 포스기 결제 항목에 추가해야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빵 이름이 많아서 외우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파리바게뜨는 뭐 이리 포인트 적립이랑 할인할 게 많은지... 해피포인트 및 제휴 할인 등을 꼭 해야 했죠. 또 현금 계산이랑 포인트 계산, 신용카드 계산 등 다 방법이 달랐습니다.
확실히 일을 하면서 배우는 거라 막 완벽하게 멘트 같은 것도 배우지도 못한 채 대충 뉘앙스만 파악하고 제가 알아서 했습니다. 음료 같은 경우는 만드는 법 같은 게 대충 써져 있긴 했는데, 그게 막 본다고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라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이 재료는 어딨는지를 모른 상황에서 뭐 제조법만 알아서 뭐합니까...ㅠㅠ 그래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떼, 스무디 등 어느 정도는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막판에 실수해서 사장님한테 한 소리 들었습니다.
이틀째 수습기간이 끝나고 다음 날부터는 직접 실전에 투입되기에 너무나도 막막했습니다. 우선 빵 이름이랑 빵 포장법과 포장지를 외우는 것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었죠.
또 음료가 무슨 몇십 가지 되는데 몇 개만 배워서 이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또 포스기 사용하는 법도 이제 하루 배웠는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외우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1. 출근하고 매장 조명, 에어컨 등 켜놓기
2. 아침, 점심쯤에 오는 물품들 정리하기
3. 조리장님이 구워주신 빵들 진열하고 포장하기 ☆
4. 음료 주문 오면 직접 만들기
5. 손님이 계산하실 때, 포스기 사용해서 계산해주기/봉투에 넣어드리기 ☆
6. 손님 자리 치우기
7. 계속해서 내 자리 청소하기
8. 손님 올 때마다 크게 인사하기
9. 케이크 꺼내드리고 포장하기
우선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저는 이날 잘렸습니다. 하루 종일 혼만 났던 것 같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고, 일을 하면서도 '아 이거 그만하자'라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옆에 있는 사장님 욕을 속으로 1초마다 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처음 포장 시작할 때부터 혼났습니다. 저는 포장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게 사실 아직 안 식은 빵들이라도 대충 진열을 해야 하더라고요. 저는 포장 배우느라 바빠서 잘 몰랐는데 포장 전에도 다 몇 개씩 진열해야 했습니다... (아니 난 몰랐어 진짜 사장아)
아니 포장을 하지 않은 채로 이게 그냥 내놓으려니까 또 이게 "그냥 내놓아도 되나..?", "이건 어디다 놔야 하지..?", "이건 또 어떻게 내놔야 하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수습 시간에 완벽하게 일을 배우지 못해서 스스로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 와중에 사장님이 하시는 말들은 더욱더 저를 멘털 나가게 했죠... 사장님한테는 당연히 맘에 안 들었겠죠...ㅠㅠ 근데 나는 진짜 최선을 다했음 또 중간에 계산 실수도 해버렸습니다...ㅠㅠ 누구 탓을 할 수 없는 완벽한 제 실수였죠.
저도 너무 멘털을 정돈하지 못한 채 일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장님이 바로 옆에 계시니까 더욱 심적으로 압박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고 모른 게 있을 때마다 질문을 계속했는데 알려주시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걸 모르냐..?" 이런 말을 하실 때마다 "아 이게 ㅈ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하루 종일 혼나 가지고 기억도 잘 안 나네요...ㄷㄷ
그래서 이제 퇴근할 때쯤 사장이 부르더니 "역시 오픈은 남자가 못한다"면서 나중에 주말 알바 비면 부른다고 하셨습니다. 말이 그런 거지 잘린 거 저도 압니다 ㅋㅋㅋㅋ 저는 솔직히 잘리기 전까지는 계속할 생각이었는데, 뭐 너무 하기 싫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 개인적으로 이틀 배운 거 가지고는 사장님이 원하는 대로 일을 해내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거죠... 일 잘하는 애 잘 구해보시길 바랍니다. (와 근데 이걸 이틀 만에 제대로 할 수 있나..? 대단하다 진짜)
- 일머리와 공부머리는 확실하게 다르다. 저도 나름 경영학과 다니는 놈이라서 어디 가서 머리 안 좋다고 생각은 못했습니다. 근데 확실히 첫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을 해보니 뇌정지가 계속 오더라구요. 알바 끝나고 계속 '나는 일머리가 없구나..'라고 느꼈습니다.
- 사회는 더럽고 ㅈ같다. 저는 3일밖에 안 되는 정말 짧은 경험이었지만, 정말 많은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사회는 참 힘들고 ㅈ같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 형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동안 참 인생 편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진짜 일하기 싫긴 하다...)
-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 예전에 했던 쿠팡알바도 그렇고 파리바게뜨 알바도 힘든 걸 보면 세상에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 참... 살기 힘드네요.... 차라리 예전에 한 쿠팡 알바가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몸이 힘든 게 낫지... 머리 아픈 건 최악이야...)
근데 제가 7시간 일했는데, 원래 법적으로 30분은 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 무슨 1분도 못 쉬게 해. 인간미가 없어. 그 빵집 앞으로 절대 안 가려고요. 그래도 3일 일한 거 돈 받아내야겠습니다. 뭐 안 준다고 하면 신고해야죠.
참으로 의미 있고 ㅈ같은 경험이었습니다. 끝나고 보니까 파리바게뜨 오픈 알바가 그리 만만한 알바는 아니더라고요. 다시는 안 하고 싶습니다. 그냥 공부나 해야죠. 진짜 어른들 말 틀린 게 없습니다. "공부가 제일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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